산행자료,교통정보/산행자료, 정보, 지식 등

호알 종주기(산어울마당 어울림)

청이당 2010. 12. 15. 14:40

 

★ 호남알프스 종주 - 그 고통과 환희의 순간들 ★

 

 

 

 

1. 언제 : 2008년 4월 12일(토) ~13(일)(토요무박) 

 

2. 어디를 : 호남알프스 7산종주

 

3. 누구와 : OK산우10명

            수도권 - 김원조님, 이낙용님, 정경용님, 어울림

            충청권 - 박정래님

            경상권 - 기니님, 태산님,

            전라권 - 이쁜이님, 아사달님, 배석종님

 

4. 산행코스 및 거리

      마수마을입구→송광사(종남산들머리)→종남산→서방산→위봉산→원등산→율치→연석산→운장산→구봉산→윗양명주차장

      GPS 약 51KM

 


5. 소요시간 : 23시간 22분(4월 12일(토) 14:38 ~ 4월 13일(일) 14:00)

  

6. 날씨 : 흐림

 

7. 산행흔적

 

 

1) 구글

 

 

 

 

 

2) 맵센드

 

 

  


 

 

 

※ 호남알프스 정보

 

1. 호남알프스란?

    호날알프스란 전북 완주군과 진안군에 걸친 산줄기로 주로 전북 완주군 소양면 송광사를 들머리로 하여 종남산~서방산~위봉산~원등산~연석산~운장산~구봉산 등 7산의 마루금을 차례로 이어서 진안군 725번 지방도인 절연재나 윗양명주차장, 양명마을, 또는 8km 정도 더 연장하여 795번 지방도인 고남재를 날머리로 하는 산행코스이다.

 

호남알프스의 특징은 종남산~서방산 서편으로 만경평야의 광활한 모습이 펼쳐지고, 연석산~운장산~구봉산 구간은  호남알프스의 백미라 할 수 는데,  구름이 항시 길게 드리워져 자신의 모습을 쉽게 드러내지 않는다는 雲長山, 그 운장산에서 바라본 조망은 상봉이라 일컫는 중봉을 중심으로 서쪽으로 맑은 물과 울창한 숲으로 둘러싸인 연석산, 동쪽으로 9개의 암봉을 거리리고 있는구봉산을 이으면서 육산의 장쾌함과 바위산의 힘찬 분위기를 동시에 느끼게 한다고 한다. 게다가 무진장으로 불리는 무주 진안 장수 일대의 수많은 봉우리뿐만 아니라 남으로 지리산 주능선과 동으로 덕유산 주능선, 그리고 전주를 지나 서해의 산야까지 조망할 수 있다고 한다.

 

 

 

 

2. 참조 지형도

    전주(NI 52-1-05), 진안(NI 52-1-06), , 무주(NI 52-1-07)

 

 

 

 

3. 구간별 도상거리

 

<호남알프스 구간별 도상거리표(송광사~윗양명주차장)>

 

 

<호남알프스 구간별 도상거리표(송광사~고남재)>

 

 

 

 

4. 지도

 

1) 구글어스

 

 

 

 

 

 

 

2) 5만 지형도

 

 

 

 

 

 

 

 

 

 

 

 

5. 고도표

 

 

 

 

 

 


 

 

 

◎ 산행후기

 

 

 

호남알프스!

 

올 1월달에 무려 17시간 동안 겨울비, 눈보라와  씨름했던 곳이다.

겨울비 치고는 제법 굵은 장대비는 밤새도록 우리의 앞길을 가로 막았고,

산의 고도가 높아짐에 따라 어느새 새하얀 눈으로 바뀌어 갈길 바쁜 우리의 발목을 붙들었다.

 

함께한 8명의 산우중 어느 누구도 가본적이 없는 산줄기를 단지 호기심과 설레임만으로

싸워야 했던 처절한 전투는 칼크미재를 끝으로 휴전상태로 들어갔다.

꽃피는 봄을 기약하면서....

 

원래는 3월 마지막 주에 호알의 은밀한 거사가 진행되었다.

그러나 하늘은 '지금은 때가 아니니 다음을 기약하라'는 무언의 압력을 넣었고,

하늘의 명령을 거역할 수 없어 '가장 잔인한 달'이라고 하는 4월 2째주로 날짜를 잡았다.

 

호알 봄처녀와의 데이트를 하고자 전국에서 신청이 쇄도했지만

아무하고나(?) 데이트를 할 수 없다는 '호알의 조건부 승인'은 나로 하여금 가장 잔인한 4월을

맛보게 하는 쓰디쓴 일이었다.

 

서울고속터미널에서 오전 8시 30분에 출발한 전주행 고속버스는 길바닥에 고귀한 1시간을

더 내버린 후 12시 20분 경에 전주고속터미널에 도착한다. 부산 회원들을 제외한 모든 분들이

도착하였고, 예정에 없던 늘빈자리님과 허비님이 배웅을 나왔다.

바쁘실텐데, 넘 고마운 분들이다.

 

잠시 후 부산회원들이 도착하고,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전주비빔밥 명인 1호집인

가족회관으로 차량의 기수를 돌린다.

 

 

 


 

 

가족회관(쥔장 김년임) !

 

나하고는 전혀 무관한 음식점이다. 단지 인터넷검색을 통해서 정보를 알았을 뿐이다.

 

"정성이 지극하면 돌에도 풀이 돋는다"는 신조아래 무려 30여년간 전주맛을 지키는데

앞장선 공로로 전주시는 2006년 그 실체와 공로를 인정하여

김년임을 ‘전주시 음식명인 제1호’에 지정하였다고 한다.

 

26~27가지의 고명과 버물어진 비빔밥에 더해진 정성들인 산해진미는 

우리의 구미를 당기기에 충분히  맛깔스럽다. 가격이(8000원) 쬐깐 비싸서 그렇지.

호알과의 데이트는 이렇게 명품 전주비빔밥과 함께 시작한다.

 

난생 처음 먹어보는 전주비빔밥으로 인하여 든든해진 배를 만지며 우리는 호알의

들머리인 송광사로 이동한다. 그런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송광사 벚꽃�제기간이라

마수마을 입구에서 승용차가 꿈쩍하지 않는다. 기사님 왈, 여기서 송광사까지는 1km도 채 되지 않으니

차라리 걸어가는 것이 더 빠르단다. 순진한 우리는 그 거짓말(?)을 곧이곧대로 믿고 

마수마을 입구에서 하차한다.

 

 

 

 



<마수마을 입구>


 


<마수마을입구에서 단체사진>

 

 

마수마을 입구에서 단체사진을 촬영 후 송광사까지 걸어가기로 한다.

송광사로 가는 길은 그야말로 봄을 만끽하는 꽃길이다.

 

 

 

 

<조팝나무꽃>
 

 



 



 



 

 

 

 

내일 각자 거주지로 돌아가야 하는 부담감을 안고 시작한 산행이지만

살랑살랑 불어오는 봄바람과 가장 화사하게 핀 봄꽃은 우리의 마음을 심히 흔들어 놓는다.

산행을 제쳐두고 여기서 봄꽃놀이나 해버릴까.



 

 

 

 


 

 

 

 

거기에 덧붙여 품바타령 및 귀에 낯익은 벚꽃축제를 알리는 음악 소리는

우리의 발걸음을 사로 잡는다. 그러나 우리는 가야하는 길이기에 억지로 발걸음을 재촉한다.

 

 


 


 


 


 


 



 


 

 

 

이어진 송광사로 향하는 벚꽃의 행렬은 우리를 유혹하지만

심지가 굳은 우리 회원들의 의지를 꺾을 수는 없다.

 

송광사 주차장에서 장비를 점검 후 종남산으로 향하려 하지만 들머리가 어디인지

헷갈린다. 몇몇 산님들에게 물어보지만 대답이 두루뭉실하다.

 

송광사 경내로 가려다가 지피에스를 살펴보니 방향이 다르다.

다시 윗쪽 임도를 따라 가보니 지피에스 방향과 같고 계속 진행하니 이전 산행시

집결했던 공터가 보인다.  예정시간보다 1시간 30분 늦은 오후 3시 30분부터 본격적인

호남알프스 산행이 시작된다.

 

 

 

 


<종남산(호남알프스) 들머리를 무리지어 올라가고 있는 회원들>

 

 

 

<종남산 들머리 각종 표지기>

 

 



 


 


 



 


 


송광사에서 종남산 오르는 길은 고도를 약 500미터 정도 치고 올라가야할 만큼

경사도가 심한 편이다. 그러나 살랑거리는 봄바람과 보랏빛의 진달래들은 이런 시름을 잊게 하고

마냥 우리의 마음을 들뜨게 한다.

 

종남산 절반 정도 올랐을 무렵 무릎이 좋지 않다는 박정래님이 컨디션이 좋지 않나 뒤쳐진다.

그리고 연세가 가장 많으신 김원조님도 컨디션이 좋지 않다고 한다.

두분이서 천천히 뒤따른다고 나에게 먼저 가라고 한다.

 

 몇번 산행을 통하여 두분의 성품을 알기에  아쉽지만 천천히 가겠다고 하고 앞서 나간다.

 


 

 

 

<종남산 정상석>

 

 

종남산 들머리(송광사)에서 산행을 시작한지 1시간만인 4시 30분에 종남산에 도착한다.

주위는 낮임에도 불구하고 안개로 인하여 조망이 좋지 않다.

잠시 휴식후 서방산으로 바로 출발한다.

 


 


 

<서방산 삼각점>

 

 

안개 때문에 조망은 좋지 않지만 화사하게 핀 봄꽃을 만끽하며 30분 만에 서방산에 도착한다.

 모진 풍파에 휘둘린 삼각점은 한귀퉁이를 지난 세월에 헌납하고 말았다.

 

박정래님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온다.

강남6산.강동6산.성남시계 등을 함께 했던 서선주님이 율치로 지원을 나온단다.

고마운 마음에 앞서 미안한 아음이 앞선다. 자신의 일이 먼저일텐데 자신의 일을 제쳐두고

몇번 산에서 만났던 인연에 불과한 사람을 지원 한다니....

 

 


 

 

<서방산에서 바라본 종남산>
 


 


 <서방산에서 바라본 702봉>

 

 

서방산을 출발하여 702봉을 향한다.

급경사 내리막길을 내려선 후 급경사 오르막길을 힘겹게 오른다.

전망바위를 지나 516봉에서 잠시 휴식 겸 간식을 먹는다.

 

광주에서 온 아사달님이 도야지 편육과 김치를 내놓아 술을 마음속으로 그리면서

안주로 편육을 몇점 집어먹는다.

 


 

 

<702봉에서 바라본 위봉산성 방향>
 


 

 

<702봉세서 바라본 종남산 서방산 방향>

 

 

 

702봉을 출발하여 되실봉을 향하여 가고 있는데 박정래님으로부터 다시 연락이 온다.

김원조님은 컨디션 난조로 서방산 전에서 탈출하였고,

자기는 702봉을 앞두고 무릎이 좋지 않아 탈출한다고.

 

너무나 아쉽다.

강동6산 때 함께 넘 재밌게 산행을 했던 분들인데.....

그러나 어쩌랴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는 탈출이 최선인 것을.


 


 

 

 

 

 

오후 7시 10분 경에 되실봉에 도착한다.

호알은 이제 어둠을 싣고 우리를 시험하려 든다.

그러나 우리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모두 헤드랜턴을 착용후 위봉마을로 향한다.

 


 


 


<위봉산성 - 이전 사진>

 

 

 

 

* 위봉산성(城)

 

 

2006년 4월 6일에 사적 제471호로 지정되었다. 1675년(숙종 1)에 축성하고, 1808년(순종 8)에 관찰사 이상황()이 중수하였다. 유사시에 전주 경기전(殿)에 있는 태조의 영정과 시조의 위패를 봉안하기 위한 것으로 동학농민운동 때 전주부성()이 동학군에 의해 함락되자 태조의 영정과 시조의 위패를 피난시킨 일이 있다.

당시의 규모는 너비 3m, 높이 4~5m, 길이 16㎞이며, 서·동·북 3개 소의 성문과 8개의 암문이 있었고, 성 안에는 4~5개의 우물과 9개의 못을 팠다. 지금은 성벽 일부와 전주로 통하는 서문만이 남아 있는데, 문 위에 있던 3칸의 문루()는 붕괴되어 없어지고 높이 3m, 너비 3m의 아치형 석문만 남아 있다. 전주 8경의 하나로 성 안에는
위봉사가 있고, 북방수구처에는 위봉폭포가 있다.

 

  * 출처 : 두산백과사전

 

 

 

 

 

유사시 시조의 영정과 위패를 봉안하기 위해 지었다는 위봉산성!

 

 위봉산성은 세월의 부스러기들을 고스란히 간직한 채

어두움 속에서 우리의 산행을 물끄러미 바라볼 뿐 말이 없다.

우리는 어렴풋이 보이는 산성의 성곽을 따라 위봉마을로 들어선다.

 

 

 


 


 

 

 

오후 7시 45분에 위봉마을에 도착한다.

여기서 물을 보충하여야 한다. 위봉재를 넘어 마을 끝집으로 들어서서 다짜고짜 부르니

젊은 친구가 나온다. 물을 채워달라고 요청하니 흔쾌히 들어준다.

이 늦은 밤에 실은 소리 하나 하지 않고, 참으로 고마운 분이다.

 

물을 보충 후 마을 앞 정자에서 간식을 먹기로 한다.

김밥과 찰밥, 그리고 이쁜이님이 직접 담갔다는 돌산 갓김치가 불티나게 팔려 나간다.

 

이쁜이님은 태달사에 들어오기 위해서 무려 몸무게를 40kg을 뺏다고 한다.

그 언저리에 걸친 구구한 사연들은 하룻밤을 지새고도 모자랄 것이다. 그리하여 머지않아

'이쁜이의 다이어트 일기'를 책으로 낸다고 한다.

 

식사후 마을 뒷산으로 들어서는 길을 못찾아 몇번 헤매다가 어느 임도 길을 들어서니

지피에스 방향과 일치한다. 그런데 조금 가다보니 울창한 산죽숲이 우리의 앞길을 가로 막는다.

아마도 이것은 맛배기에 불과할 것이다. 앞으로 율치 이후의 등로에서 펼쳐질 산죽터널은

우리의 온몸에 무수한 생채기 자국을 산행 선물로 남길 것이다.

 

아무도 없는 어두운 산길, 그저 등로만 따라 걷고 또 걷는다.

바위봉을 지나고 아무 생각없이 어느 봉우리에 도착한다.

 

 

 


 


 <원등산 정상 표지판>

 

 

그런데 표지판을 보니 원등산이다. 아차하는 생각이 든다.

이전 산행시 1시간을 알바했던 곳이다. 아무 생각없이 표지기만 보고 진행했기 때문이다.

선두팀에 연락을 취하여 현위치를 물으니 정확히 알 수 없단다.  선두팀 현위치를 가늠키 어렵기 때문에 

 기다리라고 하고 출발하려는데 다행히도 율치방향에서 불빛이 깜박거리는 것으로 보아

 선두팀이 정상적으로 진행한 것 같다.

 

579봉 바로 전 봉우리에서 선두팀과 합류후 함께 율치로 향한다.

율치에서 지원팀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에 나는 선두에 서서 서둘러 율치로 향한다.

 

11시 30분 경에 율치에 도착한다.

서선주님과 친구분이 먼저와 대기하고 있다.

조껍데기술(발음 조심)과 물, 그리고 빵 등 우리가 필요로 하는 것들을 잘 챙겨오셨다.

이렇게 늦은 시각에 넘 미안하기도 하고 고맙기 그지없다.

 

약 9시간에 걸친 산행의 피로는 막걸리 한잔으로 모두 가시고 새로운 힘이 용솟음친다.

약 50분에 걸친 이바구와 주전부리를 물리치고 다시 나머지 산행을 위하여 일어선다.

 

 


 

 

<율치에서 436봉 가는 들머리>
 

 

율치에서 금남정맥과 만나는 지점인 694봉까지는 또렷한 길이 없기 때문에 산새를 보면서

감각적으로 찾아가야 한다. 436봉 들머리를 지나 길이 희미해지자 어느 묘지를 가로질러 감각적으로

산줄기 능선을 따라 진행한다.

 

그러나 사람이 많이 다니지 않은 길이어서인지 몰라도 낙엽이 10센티미터 정도 두툼하게

쌓여 있고 오르는 길이 급경사여서 계속 낙엽에 미끄러지면서 걸음이 더디기만 하다.

 어렵게 급경사 오르막길을 넘어서자 이번에는 키를 훌쩍 넘는 산죽터널이 나타나

길과 산죽이 뒤범벅이 되어 어는 것이 길인지, 어느 것이 산죽인지 구분이 가지 않는다.

 

이렇게 호알의 봄처녀와의 데이트는 치열한 전투를 연상케하고

아무하고나(?) 데이트 할 수 없다는 '조건부 승인'의 메시지가 다시금 떠오른다. 

 

치열한 전투로 인하여 정신이 몽롱한 상태에서 앞이 확 트이고 도로가 보이는 어느

언덕에 도달한다. 잠시 방황하다 지도를 꺼내보니 이곳이 바로 436봉이다.

이곳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면서 전투로 인한 손실을 점검하기로 한다.

 

잠시 휴식후 막은대미재로 향한다.

막은대미재 왼쪽 골짜기는 만경강 발원지이다.

태산님은 만경강 발원지에 호스를 대고 부족한 수자원을 보충해준다.

 

다시금 산죽터널을 무수히 통과하여 금남정맥과 만나는 지점인 694봉을 지나 

2시 30분에 삼각점이 설치된 675.4봉에 도착한다. 여기서 잠시 휴식을 취한다.

별빛이 하나도 보이지 않는 칠흙같이 어두운 밤에 두툼하게 깔린 낙엽에 누우니 스르르 잠이

쏟아진다. 그러나 갈길이 멀기에 여기에서 지체할 시간이 없다.  다시 정신을 차리고 출발한다.

 

황새목재에 도착하자 배석종님이 더 이상 가기가 힘들다고 한다.

칠흙같은 어두운 밤중에 혼자 탈출시킬 수 없어 기니님과 태산님이 함께 탈출하기로 한다.

근교산 산행시는 탈출이 용이하지만 연고가 전혀없는 지역은 탈출도 용이하지 않다.

무조건 안부에서 산길을 따라 내려선 후 택시를 부르는 수밖에 없다.

함께한 동료 셋이서 무더기로 탈출함에 따라 약간 김이 빠진 감이 없지 않지만

다시 힘을 내어 나머지 산행을 이어간다.

 

밤새 무수한 산죽터널과 급경사 오르내리막과의 치열한 전투 끝에 오전 6시 경에 연석산에 도착한다.

이렇게 호알과의 야간 데이트는 팔과 발에 무수한 생채기를 기념품으로 남긴다.

 

 

 

 


<연석산 표지판>

 

 

날이 맑았으면 연석산에서 바라보는 서쪽의 위봉산.서방산 방향의 장쾌한 산줄기들,

그리고 동쪽의 운장산.구봉산 방향 산줄기들이 한눈에 들어올 텐데 아쉽게도 아침 안개로 인하여

조망이 거의 트이지 않는다.  아쉬움을 뒤로 한 채 구름 속에 깊이 숨어 있는 운장산을 향하여 출발한다.

 

아침을 먹기 전 허기가 진 상태에서 구봉산 서봉을 오르는 길은 그야말로 지옥길이다.

급경사 암릉길 오르기를 수차례, 물을 잔뜩 머금은 바위는 조금만 방심하면 수십미터 벼랑으로

우리를 떨어뜨릴 준비를 하고 있다. 조심조심하면서 암릉지대를 오른 끝에 7시 30분에 운장산 서봉에

도착한다. 여기서 아침을 먹기로 한다. 누군가가 벤치의자를 2개 갖다놓아 편히 않을 수 있어서 좋다.

 

 

 

 


 

 

<운장산 서봉 표지석>

 

 

남은 밥과 김치, 그리고 빵으로 아침을 해결한다.

비록 식어서 딱딱하게 굳은 밥이지만 전투식량으로서 손색이 없다.

 

아침 식사 후 기운을 차리고 다시 운장산 중봉을 향하여 간다.


 

 

 

 

<운장산 중봉 삼각점>

 

 

 

아침 안개로 인하여 호알의 백미라 할 수 있는 운장산 중봉에서 바라보는 조망을 만끽 할 수 없어 넘 아쉽다.

그러나 눈으로는 볼 수는 없으나 마음 속에 사랑하는 여인을 그리듯 서편의 연석산의 맑은 물과 울창한 숲,

그리고 동쪽의 설악산 용아능선을 연상케 하는 구봉산을 그려본다.

 

 

 

 

 

 

<운장산 동봉 표지석>

 

 

오전 8시 30분 운장산 동봉에 도착하고, 바로 칼크미재로 하산한다.

밧줄이 매달린 급경사 암릉길과 급경사 내리막길을 내려선 후 오전 9시 20분에 칼크미재에 도착한다.

원래는 이곳에서 아침식사 겸 물을 보충하려고 했다. 그러나 날씨는 선선하고 물은 충분하여 바로

1084봉을 향하여 줄발한다.

 

 

 

 

<1084봉 전 산죽길>

 

 

 

<1084봉>

 

 

이제는 끝나나 했더니 또다시 고개를 드는 산죽터널!

 

겉옷을 입으면 땀이 주르르 흐르고 겉옷을 벗으면 산죽 때문에 팔에 생채기가 생기고 참으로 진퇴양난이다.

호알과의 데이트가 어려울 것이리라고는 예상은 했지만 생각보다 훨씬 더 힘들다.

 

1084봉은 아무런 표시가 없고 산성의 잔재만 어지러이 널부러져 있다.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현위치 파악이 잘 안되는 곳이다.

 

1084봉을 넘어 또다시 이어진  산죽터널, 아마도 호알의 마지막 선물인 것 같다.

호알의 마지막 짜린한 선물인 산죽터널을 어렵사리 뚫고 오전 10시 40분에 복두봉에 도착한다.

 



 

 

<복두봉 정상>

 



 

밤새도록 고통과 환희를 함께 맛본 두 남녀는 이제 사랑을 속삭입니다.

 

 

 

자그만 개울이 바다가 되듯이

 

우리의 사랑도 언젠가는 그렇게 되겠지

 

거칠은 돌들이 둥글게 되듯이

 

우리의 사랑도 언젠가 그렇게 되겠지

 

 

 



 

 

그러나 고민스럽습니다.

 

저 산줄기 끝을 바라보면서 생각에 잠깁니다.

 

사랑이 영글기까지는 지금보다도 숱한 산죽터널을  건너야 하는 것을....

 

 

 

 

 

 

 

<복두봉에서 바라본 구봉산>

 


 

 

<구봉산 표지석>

 


정오 12시 20분에 호알의 마지막 산인 구봉산 정상에 도착한다.

 

구봉산 정상에는 상춘객들로 매우 혼잡스러워 증명사진만 찍고 바로 하산한다.

 

 




 

 

<구봉산 8봉으로 가는 급경사 내리막길>

 

 

구봉산 내리막길은 설악산 공룡능선보다는 용아능선에 가까울 정도로 경사도가 매우 심한 편이다.

밧줄과 철계단으로 정비를 해놓았지만 야간에는 매우 위험할 것 같다.

 

8.7.6봉은 직접 갈 수 없기에 우회로를 만들어 놓았다.

그리고 5봉부터는 용의 이빨처럼 치솟은 급경사 암봉 정상을 하나씩 넘어가야 한다.



 

 

<5봉 정상>


<5.4.3.2봉>


 













 



 

<1봉>

 

 

용의 이빨을 연상케하는 암봉들의 행렬은 1봉을 끝으로 대미를 장식한다.

그러나 1봉은 윗양명주차장으로 가는 등로에서 약간 벗어나 있기 때문에 1봉 정상을

찍고 다시 되돌아와야 한다. 

 

 


 


 

 

 

'호알'은 이틀간 여정에 대한 보상이라도 하듯

 

우리의 마지막 가는 길에 연보랏빛 진달래꽃으로 수놓아준다.

 

 

오후 2시에 윗양명주차장에 도착하고 산행은 모두 종료된다.

 

이제 뒷풀이 장소인 오모가리탕 전문집인 '한벽집'으로 기수를 돌린다.

 

 

 



 



 



 



<쏘가리 매운탕> 

 
쏘가리 매운탕에 소주를 몇잔 털어 넣으니 그 동안의 피로가 말끔히 사라진다.
 
 
누가 4월을 가장 잔인한 달이라고 했던가?
 
송광사의 꽃길은  우리를 반겼고,    
 
함께 밤을 지새우면서 진한 동료애가 싹텄고,
 
아무 사고 없이 무사히 산행을 마쳤고,
 
예정대로 쏘가리 매운탕으로 뒷풀이를 할 수 있었다.
 
 
결론적으로 호알 봄처녀와의 데이트는 우리에게
 
4월이 가장 잔인한 달이 아닌
 
가장 행복한 달로 기억될 것이다.